[review][book] 심리계좌



책 구성 및 전반적 느낌

이 책은 크게 2부로 나뉘어져 있다. 먼저, 사람들이 돈에 대해 착각하는 5가지에 대해 1부에서 설명하고, 2부에서는 이런 착각을 알게 되었을 때 어떻게 돈을 관리할 수 있는지 방법에 대해 다룬다. 솔직히 1부는 너무나 재미있었다. 유튜브에서 거의 상식처럼 떠드는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보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부로 갈 수록 재미가 없었다. 1부에서 거의 모든 것을 하지 마라는 식으로 갔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2부에서는 결국 저축과 국민연금에 대해서 중요하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간 것 같다. 장기 주식에 대한 생각도 재미있긴 했지만, 우리는 그냥 일반인이기 때문에 그런거 하지말고 우리가 관리할 수 있다고 믿을 수 있는 저축과 국민연금에 대해 집중하자라는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서 과연 이 분은 주식을 해보긴 하셨을까 싶었다. 혹은 50대의 나이라 보통 돈을 저축하고 노후를 준비할 시기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셔서 책을 쓰시게 되었는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막 한창 벌고 돈을 불릴 나이인 나에게는 너무나 조심할 얘기만 써져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무조건 돈에 대해 많이 가지면 좋은 게 아니라 얼마만큼 있으면 충분할 지 생각해보게 한 것만으로도 정말 좋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돈에 관한 5가지 착각

1부의 얘기는 전부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심리 계좌"였다. 사실 제목을 보았을 때, 심리 계좌가 있기에 돈의 목적을 구분할 수 있어서 좋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이 책에서는 돈에 대해 목적별로 나누면 소위 아무것도 안하고 받은 "공돈"에 대해서도 "공돈"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그런 심리 계좌는 있으면 안된다고 말한다. 즉, 사실 돈은 다 같은 돈이기 때문에 "소득의 출처"를 따지는 심리계좌의 오류를 극복하라는 이야기였다. 이걸 극복하려면 "공돈"으로 생각한 것은 바로 "저축"하면 된다. 이 부분은 내가 사실 잘 하고 있던 부분이라 뿌듯하긴 했다.

그 다음으로 흥미로웠던 것은 내가 나의 소비와 소득을 착각한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현재 백수이기 때문에 소득이 전혀 없고, 집에서 끼니를 해결할 때가 많기 때문에 배민에서 시켜먹을 때에만 소비가 발생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가족들의 도움을 돈으로 환산시켜 본다면, 전기세, 내가 쓰는 방세, 밥 등등 그게 엄청날 것이다. 3학년 2학기 때 힘들었던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것들을 나 스스로 모두 해결하려 했기에 그랬던 것이었다. 현재는 그것을 다 잊고 너무 편하게만 살았지 않았나 싶었다.

또한 소득은 회사에서 벌어오는 전부를 소득이라고 하지 않고, 고정지출등을 뺀 것이 소득으로 보는 것이 더 합당함을 알게 되었다. 그 맥락에서, 항상 아껴쓴다고 해도 돈에 쪼들릴 때에는 고정지출이 많지 않은가 생각해보라고 한 것도 흥미로웠다. 보통 미래에 대해 투자하는 비용에 대해서는 좋은 시선만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현재를 그렇게까지 행복하지 않게 살면서 미래에 대해 투자하는 것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미래를 생각해 보았을 때 고정지출이 될 만한 것(대학비)을 현재 투자비(학원비)와 비교해서 미래 고정지출쪽에 더 돈을 쓰는 식으로 한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랑 생각이 반대이기는 했다. 오히려 대학교에 갔을 때, 장학금등등 자식이 돈을 벌어올 수 있는 것이 더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가 그렇기도 하고. 자식은 힘들겠지만 현재 투자 비용에 대해서 그렇게 까지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내 생각과 잘 맞지는 않는 것 같다. 하지만, 그래서 나와 엄마가 고정지출이 많았고, 현재와 그때 투자할 당시가 힘들지 않았나 싶긴하다. 사실 엄마의 투자는 거의 대실패이긴 하기 때문에 미래에 대해서 잘 알 수 없다는 사실도 어느정도 맞는 말이긴 한 것 같다. 하지만 아예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내 의견이다.

다음으로 흥미가 있던 것은 주식과 부동산에 대한 내용이다. 유튜브에서 돈을 크게 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주식과 부동산뿐이라고 많이들 얘기하고 그래서 나도 주식을 해보아야 겠다고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그게 하나의 착각이라고 말한다. 주식과 부동산은 내가 현재 바로 쓸 수 없는 "마음속의 자산"이다. 이 부동산과 주식도 실제 자산이 아니라 "심리계좌의 숫자"인 것이다. 실제 나의 자산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 세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1. 스스로 수익을 발생시켜야 함
  2. 돈이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어야 함
  3. 소유하고 있을 때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야 함

부동산과 주식의 경우 이 세가지 모두 해당되지 않는다. 그래서 지은이는 그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장기 투자에 대해서도 저축보다 장기 투자가 낫지 않나라고 생각했지만, 글쓴이는 장기 투자마저도 불확실하기 때문에 저축이 더 낫다고 말한다. 근데 사실 이 생각이 재미있기는 했지만 그닥 동의하지 않는다. 분명 워렌 버핏이 주식으로 돈을 벌게 된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대기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했지만, 정말로 한번에 망하는 수가 있을까? 소니가 삼성보다 잘나갔을 때의 시절을 이야기로 풀어 말했지만, 사실 삼성이 소니보다 더 잘나가게 될 것을 다들 예상하지 않았을까 싶다. 내가 그 시절에 산 것은 아니긴 하지만, 망하려고 한다면 그 망할 기조가 보일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글쓴이 생각으로라면 은행도 믿어서는 안될 것만 같다.

저축에 대해 (223p/316)

저축을 하기 위한 기본 조건

  1. 고정지출 최소화
  2. 카드값등 외상 할부 다 갚기
  3. 매월 1일 생활비통장에 한 달 치 지출액이 들어 있는지 확인 후, 그 돈을 채워 놓은 상태에서 새로운 한 달을 시작 (내 돈을 가지고 쓰기) - 신용 카드 쓰기 보다는!!
  4. 여분 생활비 가지기 - 예비 생활비 통장에는 한 달 지출액의 50퍼센트가 입금되어 있어야 함(예상치 못한 지출에 대비하기 위함)

4단계 저축 플랜

  1. 예비생활비통장(6개월 적금)
  2. 푼돈 모아 목돈통장(자유 적금) - 공돈의 심리 계좌 모으기
  3. 1000만 원 비상금통장(적금 + 예금) : 적금→만기 후 원금 및 이자는 예금을 재 예치 → 다시 적금
  4. 1년 치 생활비통장(적금 + 예금) : 위와 동일
  5. 이 이후라면 예금 및 적금이 아닌 다른 금융상품에 대해 관심가져도 됨.(노후연금상품, 주식, 펀드)
  • 인용
기분 좋게 쇼핑백을 들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막상 사온 물건이 온전히 내 것이 되어 버리자 '내가 정말 이 물건들을 잘 산 것일까?'라는 의구심과 함께 왠지 모를 허전함과 상실감이 든다. 이런 감정은 앞에서 이야기한 돈의 무한한 능력과 관련이 있다. 돈을 소비하지 앟고 온전히 가지고 있었더라면 무엇이라도 살 수 있는 가능성이 그대로 남아 있지만, 돈을 써버리고 나면 더는 무언가를 살 수 없다. 물건을 얻었다고는 하나 그것은 마음대로 교환할 수 없는 물건일 뿐이고, 다시 되판다 한들 원래 샀던 값만큼은 받을 수 없다. 결국 무엇인가를 소비한 순간, 그 만큼의 힘과 권력이 사라지게 되고 상실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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